베이징 필립스 경매로 보는 시장 변화

Phillips Hong Kong autumn evening sale. Courtesy of Phillips. artnet.com/

 

베이징 필립스 경매로 보는 시장 변화

 

지난 주 홍콩 크리스티 경매 결과를 공유해드렸는데요. 오늘은 비슷한 시기에 베이징에서 열렸던 필립스 경매 소식 전해드리려고요. 세계 3대 경매사 중 하나인 필립스는 중국에서 입지 확장을 위해 지난 9월 용글 옥션(Yongle Auction) 협력했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첫 번째 열린 가을 세일 중 하나가 오늘 얘기할 경매입니다. 지난 12월 1일 열린 20세기 및 현대 작품을 판매하는 경매가 열렸습니다. 총 3,360만 달러(438억 원)의 거래금액을 달성했는데요, 이는 기대치 범위 안에는 들었으나 최고치에는 못 미치는 금액입니다. 

 

이번 경매의 대표작인 게르하르트 리히터, 요시토모 나라, 야요이 쿠사마의 작품이 높은 낙찰가로 경매를 주도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상위 10점의 작품 중 절반은 추정치를 밑돌았고, 3점은 판매 기대치 범위에 겨우 들어온 수준입니다. 그러나 크리스티 홍콩 이브닝 세일과 비교할 때 필립스가 더 많은 판매율을 달성했습니다. 총 판매액은 6월 보다는 22% 상승했고, 전년 가을 대비 40% 하락한 수치입니다. 

 

크리스티 홍콩 이브닝 세일 리뷰는 지난 포스트를 참고해주세요. 

실망스런 결과의 크리스티 홍콩 이브닝 세일

 

대표적인 작품 낙찰 결과 공유해드릴게요. 이번 경매의 최고가 작품은 게르하르트 리히터(Gerhard Richter)의 Abstraktes Bild(774-1)(1992)로 2차 시장에 처음 나온 작품입니다. 960만 달러(125억 원)에 낙찰되며 추정가를 밑돌았습니다. 요시토모 나라의 1994년 작품 Nachtwandern도 2차 시장에 처음 나왔는데요. 1,550만 홍콩 달러(26억 원)에 낙찰되며 이 역시 사전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야요이 쿠사마(Yayoi Kusama)의 INFINITY-NETS(GMBKA)(2013)는 130만 달러(16억 원)에 낙찰되며 이 작품도 추정가 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됐습니다. 유찰된 기록도 조금 공유해드리겠습니다. 카우스(KAWS) Companion 조각 작품은 추정가 1억~1.6억 원에 나왔지만 판매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최근 좋은 결과를 이어가던 요시토모 나라(Yoshitomo Nara)의 작품 Flying Nun(2002)은 6.2억~9.6억 원의 추정가로 올라왔으나 구매자를 찾지 못하고 유찰됐습니다. 

 

최근 경매와 아트페어의 결과를 보면 공통점이 있습니다. 유명 작가의 작품은 판매는 되고 있으나 가격이 낮아지고 있고, 그 보다는 낮은 가격대의 작품들은 오히려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번 경매에서는 로이 홀러웰(Loie Hollowell)의 Split Orbs(2021)가 수수료를 포함해 160만 달러(20억 원)에 판매되며 사전 추정치인 76만 달러의 두 배 이상에 판매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주미 카토(Izumi Kato)의 Untitled 2미터 높이의 조각 작품은 56만 달러(7.3억 원)에 낙찰되며 추정가인 32만 달러보다 70%이상 높은 가격에 판매되었습니다. 이 외에도 윌리엄 몽크(William Monk)의 Far-Out III(2013)는 추정치의 거의 2배인 32만 달러(4.1억 원), Michaela Yearwood-Dan, Sarah Slappey, Trey Abdella도 새로운 경매 기록을 세우며 1.5억~4억 원의 판매가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Raghav Babbar의 Off Duty(2020)은 64만 달러(8.3억 원)에 판매되며 기대치의 20배를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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