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 갤러리'의 '프리즈 서울' 부스를 장식할 작가는 누구

Virginia Jaramillo in her studio in Hamptons Bay, New York, in front of Quanta, 2021.

 

60년을 돌아 이제야 그를 비춘 조명

60년 이상 작업해왔지만 최근에야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작가가 있습니다. 페이스 갤러리(Pace Gallery)가 선택한 추상화가 버지니아 자라밀로(Virginia Jaramillo)가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이번 9월 처음 열리는 '프리즈 서울(Feize Seoul)'에서 페이스 갤러리는 그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합니다. 우리에겐 프리즈 서울은 아주 특별하게 다가오는데요, 서울에서 열리는 첫 번째 프리즈 아트페어에 대형 갤러리 중 하나인 페이스가 선택한 버니지아 자라밀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버지니아 자라밀로는 1939년 미국 텍사스에서 태어났습니다. 그가 2살 때 가족들은 모두 LA로 이사했고, 현재는 뉴욕에서 거주하며 작업하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예술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예술고등학교 Manual Arts High School에 입학했고, 잭슨 폴록, 필립 거스턴 등 미국 대표 작가들과 함께 학교를 다녔습니다. 이 시절 그는 찰스&레이 임스(Charles & Ray Eames) 부부의 미니멀하고 인더스트리얼한 디자인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menil.org / The Menil Collection

이후 LA 소재의 Otis College of Art and Design에서 미술을 전공했고, 1959-1961년 LACMA에서 진행되는 연레 전시회에 매년 참가했습니다. 1965년 LA 와츠(Watts) 지역에서 일어난 폭동을 피해 유럽으로 떠났다가 결국 1967년 뉴욕에 정착했습니다. 뉴욕에서는 그간 주로 작업하던 아크릴 물감에서 벗어나 유화 물감을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그의 작품 Green Dawn 3, 1971은 휘트니 뮤지엄의 1972년 연례 전시에 선택되어 주목받기도 했습니다. 1971년에는 미국 최초의 인종 통합 전시회인 'De Luxe Show'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1979-1990년 뉴욕 페미니스트 아트 인스티튜트(New York Feminist Art Institute)의 이사를 역임했으며, 1979년 예술에 관한 페미니스트 아울렛 인 헤러시스 저널(Heresies Journal)의 공동 편집자로 활동했습니다. 그러나 왜 인지 모르겠지만 1970년대 이후 2010년대까지 작품 활동에 대한 내용은 기록을 찾긴 조금 어려움이 있네요.

2010년대 초 그는 Foundation 시리즈 작품을 발표했고, 이 시리즈는 기하학에서부터 그리스 신화, 지리학, 일본 미학, 우주론 등 광범위한 그의 다양한 관심을 보여준다고 합니다. 이후 2017년 영국 Tate Modern에서 열였던 전시 'Soul of the Nation: Art in the Age of Black Power'에서 그의 작품이 재조명받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브루클린 뮤지엄, 더 브로드, 드 영 뮤지엄, SF MoMA 등 미국 전역에서 그의 작품이 소개되었습니다. 그리고 같은 해인 2017년 브루클린 뮤지엄에서 열였던 'We Wanted Revolution: Black Radical Women 1965-85'를 통해 다시 한번 이름을 알렸습니다. 이후 2021년에는 프랑스 퐁피두 센터와 스페인 빌바오 구겐하임 뮤지엄에서 열린 순회전 'Women in Abstraction'에 참여하며 주목 받았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Menil에서 진행된 그의 첫 뮤지엄 개인전 'Virginia Jaramillo: The Curvilinear Paintings, 1969–1974'를 열게되었습니다.

menil.org / The Menil Collection

왜 이제야 다시 조명 받게 되었는지 생각해봤습니다. 물론 최근 몇 년 사이 일고 있는 여성, 흑인 아티스트의 역사적 의미 발굴 흐름에도 그 이유가 충분히 있다고는 생각됩니다. 하지만 저는 그의 1970년대 작품을 보면 왠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당시 최고로 주목받던 뉴욕의 추상표현주의 작가들 또는 도널드 저드 등으로 대표되는 미니멀리즘 작가들의 작품에서는 찾을 수 없는 모던함이 지금 보기에도 아찔할 정도로 현대적입니다. 물론 이후 더욱 많은 인기를 끌었던 팝아트 작품들과 비교해도 말이죠. 아무래도 조금 더 그의 작품을 찾아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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