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도 구조조정 시대? SFMOMA, 인원 감축

The new SFMOMA, viewed from the Yerba Buena Gardens. Jon McNeal, © Snøhetta

미술관도 구조조정 시대? SFMOMA, 인원 감축

팬데믹 이후 회복세를 기대했던 미술관계가 다시 긴장하고 있습니다.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MOMA)이 29명의 직원을 감축하며 연이어 불거지는 운영난과 인건비 조정의 현실을 드러냈습니다. 이번 감원은 단순한 수치 너머로, 미술관의 존속을 둘러싼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과연 미술관의 미래는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요?

 

SFMOMA 감원 사태의 전말

SFMOMA는 2025년 5월, 전체 인력의 약 8%에 해당하는 29개 직위(20개 정규직, 9개 시간제)를 감축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중 26명은 노동조합(OPEIU Local 29) 소속으로, 공공 서비스나 방문객 응대 부서 직원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술관 측은 “운영상의 재정적 어려움”을 이유로 들었고, 해고 대상자들에게는 협약 기준을 상회하는 별도 퇴직 보상금이 제공되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노동조합 측은 공지가 단 하루 전에 전달됐으며, 대화나 대안 제시의 기회도 없었다고 반발했습니다. 관련 직원들과의 면담은 해고 통보 당일 오전에 진행되었으며, 이후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회의가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현재까지 고위급 인력 및 큐레이터 팀이 감원 대상에 포함되었는지는 불분명합니다.

 

이번 감원은 SFMOMA가 지속적으로 겪고 있는 재정난과 관람객 감소의 연장선입니다. 2023년 11월에도 20개 직책이 폐지되었고, 2024년 회계연도 기준으로 360만 달러(약 50억 원)의 운영 적자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The San Francisco Museum of Modern Art. Photo by Henrik Kam, courtesy of the San Francisco Museum of Modern Art.

미술관과 예술 기관 전반의 감원 러시

SFMOMA의 인력 감축은 단발적 조치가 아닙니다. 팬데믹 이후 미국 전역의 주요 미술관과 예술 기관들은 관람객 수 감소, 후원 축소, 정부 예산 삭감 등의 복합적 요인으로 인해 잇따른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습니다. 뉴욕 현대미술관(MoMA)과 휘트니 미술관은 2023년과 2024년에 걸쳐 일부 부서 통폐합과 감원을 단행했고, LACMA(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 역시 인건비 절감을 위한 조직 개편을 추진했습니다. 필라델피아 미술관은 올해 초 수십 명의 직원을 해고하면서 전국적인 논쟁을 불러일으켰고, 워싱턴 D.C.에 위치한 스미소니언 산하 기관들 역시 2025년 예산 감축 계획을 수립하며 대규모 인건비 감축이 예고된 상황입니다.

 

이러한 흐름은 미술관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크리스티, 소더비, 필립스 등 세계 주요 경매사들 역시 수요 둔화와 수익 감소에 대응해 부서 축소 및 인력 감축에 나섰으며, 일부 갤러리는 운영 중단 또는 폐업 수순을 밟고 있습니다. SFMOMA 역시 최근 연방정부의 인문학 예산 삭감으로 인해 중요한 재정적 후원을 상실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미술관이라는 공간을 넘어 예술 생태계 전반의 위기를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구조조정은 미술계의 뉴노멀인가

이번 SFMOMA의 인원 감축은 단순한 내부 조정의 차원을 넘어, 동시대 미술기관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던집니다. 고정비용 증가, 후원 감소, 관객 수 회복 지연이라는 삼중고 속에서 미술관들은 생존을 위한 선택을 강요받고 있습니다. 팬데믹 이후 예술의 회복을 이야기했던 분위기와는 달리, 구조조정과 감원이 잇따르는 현재 상황은 미술시장과 제도권 예술의 시스템 전환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와 같은 움직임이 임시방편에 그칠지, 혹은 새로운 지속 가능성 모델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참고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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